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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딩 중 실수했던 날, 그날의 당황과 깨달음

by 버디 요정 2025. 7. 14.

골프를 하다 보면 누구나 마주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머리로는 잘 알지만 몸은 따라주지 않고, 실수도 이어지고, 멘탈이 무너지는 날. 오늘은 제가 겪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실수, 그리고 그 속에서 배운 값진 교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실수는 실수일 뿐

부끄러운 게 아니고 골프가 진짜로 나를 가르쳐주는 방식이라는 걸, 그날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그날은 모든 게 꼬였다, 정말 모든 게 골프를 즐기면서도, 때로는 너무 당황스럽고 부끄러운 순간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저에게도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요. 더운 여름날이었는데 그날은 계속 실수가 나왔고 그러면서 멘탈과 마음까지 무너졌던 날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골프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된 시점이었습니다. 모임 동료들과의 4인 플레이였고, 여름 햇볕이 너무 강하게 내리쬐는 무더운 날이었어요. 전날 늦게까지 야근을 한 탓에 몸도 무겁고 집중력도 흐렸지만, 에너지 드링크 마신 후 "괜찮겠지" 하며 필드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정말 모든 게 어긋났습니다.

두 번의 OB와 무너진 멘탈

문제는 2번 홀부터 였습니다. 드라이버 티샷을 했는데, 긴장감과 힘이 지나쳐 오른쪽으로 OB. ‘괜찮아, 다시 천천히 치자’ 하고 다시 티샛을 했지만, 두 번째 티샷마저도 같은 방향으로 OB. 세 번째 샷에서야 간신히 페어웨이에 공이 떨어졌지만, 그때부터 이미 멘탈은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었습니다. 뒤이어 아이언샷은 뒤땅과 탑볼, 어프로치는 너무 강해서 그린을 훌쩍 넘어갔고, 퍼팅은 3번 만에 홀인. 결국 한 홀에서 11타라는 최악의 스코어를 찍었습니다. 점수보다 무서웠던 건 **제 멘탈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후 몇 홀은 공이 제대로 맞지도 않았고, 티삿 할 때 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뒷 팀의 눈치도 보이고 동료들의 시선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하~ 집에 가고 싶다’, ‘정말 골프에 소질이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고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분위기 망칠 까 애써 괜찮은 듯 했지만 마음은 정말 나락으로 떨어졌답니다. 그날은 진짜 하루가 너무 길고 괴로웠습니다.

작은 말 한마디가 주는 위로

그날 저를 다시 일으켜준 건, 함께 플레이하던 모임 언니의 말 한마디였습니다. “오늘은 그냥 실수하러 온 날이라고 생각해라. 오늘 망쳤다고 다음에도 망치란 법 없잖아 , 다음에 잘하면 돼, 오늘 제일 잘 맞았던 샷 하나만 생각해봐 그 맛에 골프 하는거야~” 짧지만 강한 말이었습니다. 그 순간은 그냥 웃음으로 넘겼지만 화장실 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치기도 했답니다.이게 뭐라고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나 하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다음 홀 부터는 점수나 거리에 연연하지 않고, 제대로 된 스윙에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자세, 호흡, 템포. 단지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기로 했죠. 오히려 욕심을 버리니까 놀랍게도 후반부에는 마음이 편해지면서 스윙도 가벼워졌고, 퍼팅도 조금씩 감을 되찾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골프는 실수 없는 게임이 아니라, 실수 이후에도 무너지지 않는 멘탈이 진짜 실력이라는 것을.

실수는 끝이 아니라 배움의 시작

아무리 연습을 열심히 해도, 예상치 못한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변수는 너무도 많고, 상황은 항상 예측 불가합니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골프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그날 이후, 욕심을 버리고 오롯이 내가 좋아하는 골프와 좋아하는 사람들만 생각 하기로 했습니다. 벙커에 공이 들어가도 벙커 탈출 연습을 한다고 생각 하기도 하고, 숏게임에서 짧게 혹은 길게 쳐서 퍼팅이 어려워도 연습 한다고 생각 했습니다. 실수를 피하려 하기보단, 실수에 익숙해지고, 다시 중심을 잡는 연습을 한 거죠. 이 연습들이 하나둘 쌓이면서, 예전보다 훨씬 강한 멘탈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한 홀 망쳐도 전처럼 크게 흔들리지 않아요. 그냥 ‘다음 샷이 중요하지’라고 생각하며 클럽을 다시 쥡니다. 골프는 늘 똑같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니까요. 완벽한 샷보다 중요한 건 ‘다시 샷’ 우리는 종종 완벽한 샷을 꿈꾸기도 합니다. 하지만 골프는 완벽함보다 **복구 능력과 다시 일어서는 힘**이 더 중요한 운동인거 같습니다. 멘탈이 흔들려도 다시 클럽을 잡고, 다음 공을 향해 나아가는 그 자세야말로 진짜 실력입니다. 지금 혹시 실수로 인해 마음이 무겁거나, 멘탈이 흔들리는 라운딩을 겪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저처럼 그 실수를 **경험의 일부로 받아들여보세요.** 실수는 당신의 약점이 아니라, 당신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프로 골퍼가 아닙니다. 여전히 실수도 하고, 때로는 멘탈도 흔들립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골프는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 이기는 운동이라는 것을.** 그러니 오늘의 실수에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다음 샷은,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