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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골프라는 낯선 세계에 첫발을 내딛다

by 버디 요정 2025. 7. 11.

40대 여성이 골프 연습장 에서 클럽을 쥐고 있는 모습

40대에 들어서면서 몸과 마음의 변화를 느끼던 어느 날, 나에게 찾아온 '골프'라는 스포츠는 단순한 취미 그 이상이었다. 처음 클럽을 쥐던 날의 어색함, 공 하나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좌절했던 날들, 그럼에도 또 다시 필드에 서고 싶은 마음까지. 이 글은 내가 40대로 접어 들며 골프에 입문하고 겪은 생생한 도전의 이야기다.

나에게 골프가 오기까지의 시간

40대가 되면 삶의 많은 부분이 안정적인 동시에, 어딘가 정체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 역시 그랬다. 일은 익숙했고, 아이들은 어느덧 대학생이 되어 손이 덜 갔으며, 남편과의 일상은 특별한 변화 없이 반복되었다. 무언가 새로움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막상 시도하기엔 겁이 났다. 그 무렵, 중학교 동창 모임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야,우리도 골프 같이 해보자. 재밌어.” 처음에는 웃고 넘겼다. 왜냐면 골프는  돈이 많이 드는 스포츠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운동을 좋아 했지만 대학생 자녀가 둘이나 있어 금전 지출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친구의 권유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후 친구의 적극적인 권유로 골프 연습장에 따라갔고, 클럽을 손에 쥔 순간 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무거운 철 덩어리를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새롭게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나의 골프 도전은 시작되었다.

 

처음 마주한 골프, 낯설고도 새로운 세계

처음으로 골프 연습장에 들어선 날, 그곳은 내게 전혀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다. 정적 속에서 들리는 퍽 퍽 소리, 모두 같은 자세로 아이언을  휘두르는 사람들, 어깨너머로 들려오는 말들이 어느 것 하나 익숙하지 않았다. 클럽을 어떻게 쥐는지도 몰랐고, 몸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레슨 첫날, 코치님은 나에게 자세보다는 “편하게 느끼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내 몸은 코치님의 말 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오른손과 왼손을 자꾸 헷갈렸고, 공은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거나 아예 맞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창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부터 잘할 수 없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 덕분에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똑딱이를 5일 정도 연습 했고 드디어 일주일 후엔 공이 뜨기 사작 했다. 그렇게 작은 성취감이 쌓이며, 나는 매일 연습장에 가는 날이 너무 즐거웠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누군가의 엄마나 아내, 직장인으로서가 아니라, 오직 ‘나’ 자신으로서 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골프는 삶에 여백을 주는 운동이다

골프를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을 무렵에는 연습장이라는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즐거웠다. 몸은 예전보다 부드러워졌고, 자세에 신경 쓰다 보니 평소의 걸음걸이나 앉는 습관도 달라졌다. 무엇보다 정신적인 변화가 크다. 골프는 실력 향상에 시간이 많이 필요한 운동이다. 조급한 마음으로는 제대로 배울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나는 매일 인내심과 집중력을 배우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실패에 쉽게 실망했지만 이젠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골프를 배우면서 단순히 공을 잘 치는 것을 넘어서, 나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성격이나 인내심, 감정 조절 능력까지 모두 드러나는 운동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더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었다. 골프는 나에게 있어 여유였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선물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40대 여성들에게 골프는 충분히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삶을 조금 더 넓혀주는 멋진 경험이 될 수 있었다.